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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팀 켈러의 당부: 당신의 세계관을 재점검하라
by Tim Keller2023-07-22

기독교 신앙이 독특한 세계관을 구성한다는 생각, 그 세계관을 통해서 모든 현실을 바라보고 또 그 세계관 때문에 우리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생각은 적어도 한 세기 동안 미국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런 기독교 세계관의 개념은 이제 대부분의 미국 교회에서 사라졌다. 나는 기독교 세계관을 무시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젊은 그리스도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왜 그럴까?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다음 비판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 너무 합리주의적이다: 기독교 세계관은 기독교를 교실에서 논증을 통해 전달되는 일련의 명제나 요점으로 간주한다. 세계관을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사역이 단지 지적 또는 학문적 프로젝트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다 보면 세계관과 관련해서 상상력과 이야기가 끼치는 역할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세계관 자체의 기능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 너무 단순하다: 세계관의 일관성에 대한 강조(“이러한 믿음은 항상 이러한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일관성이 없어도 행복한 사람들이 넘치는 현실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기독교 세계관이 일관성 없는 믿음과 이런저런 세상에 관한 관점들을 대충 엮어놓은 결과처럼 보인다. 


• 너무 개인주의적이다: 적어도 현재 존재하는 “세계관 사고”는 공동체와 문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심오한 영향을 무시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주로 나 개인의 생각과 선택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세계관 개념은 성경적이라기보다는 미국적이다. 우리는 더 이상 세계관이 공동체 형성의 산물이며 공동체가 삶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통된 이야기의 산물이라고 보지 않는다. 


• 너무 승리주의적이다: 믿음과 불신앙의 시작점이 가진 대립을 강조하고 근본적인 믿음 내지 전제를 강조하는 경향은 오로지 그리스도인만 모든 진리를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다양한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화적, 정치적 견해까지도 “성경적 세계관”의 일부로 간주하고 아예 토론의 여지조차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 이른다. 


세계관 대안


J. H. 바빙크가 쓴 Personality and Worldview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내 생각에 지금 제기한 비판을 거의 다 피할 수 있는 세계관에 대한 훨씬 더 의미 있는 이해를 제공한다. 


Personality and Worldview

J. H. BAVINCK


네덜란드 개혁주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의 조카이자 제자인 J. H. 바빙크가 쓴 Personality and Worldview는 누구에게나 있는 세계비전(worldvision)과 성숙하고 현명한 소수만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worldview)을 구분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작품에 깊은 영향을 받은 바빙크는 독자들에게 경건한 지혜를 추구함으로써 복음이 그들의 세계관과 성격을 재구성하게 하라고 도전한다. 제임스 에글린턴이 처음으로 영어로 번역한 이 책은 바빙크의 쉬운 산문 덕분에 얼마든지 개인 적용이 가능하다. 목회자와 학생과 평신도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CROSSWAY. 208 PP.

세계관이 개인의 성격(personality)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바빙크의 강조는 세계관이 단지 칠판에 적힌 일련의 중요 항목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접근법은 세계관을 지적 수단에 의해 전달되는 단순한 지적 틀로 보는 시각을 방지한다. 이 책은 단지 세계관 형성뿐 아니라 개인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사려 깊고 “객관적”이 되기 위해서 세계관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세계비전”과 “세계관”을 구별하는 그의 독특한 공헌을 통해서 우리는 왜 이 세상에는 일관되고 일치하는 세계관으로 사는 사람이 이처럼 극소수인지를 알 수 있다. 세계비전(또는 세계에 관한 “사고방식” 또는 “정신상태”(mentality)는 오늘날 환경이 만들어낸 일련의 기본적인 직관인데, 단순하고 환원주의적 사고라는 안경을 쓰고 현실을 바라보게 한다. 이에 반해서 세계관은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기독교의 의미를 찾아가며 하루하루 기록하는, 이생에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일종의 지도와 비슷하다. 


심리학에 대한 바빙크의 강조는 공동체 형성을 수반한다. (그는 종종 그 사실을 암묵적으로 남겨둔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이전 시대의 심리학을 반영하지만, 에글린턴이 서론에서 설명하듯 바빙크는 “성격”이 단지 “타고난 기질의 특이성”의 결과가 아니라, “가족과 가정 환경, 교사와 교육, 그리고 광범위한 문화가 모든 개인 속에 형성한 세계에 대한 일련의 직관”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12). 따라서 이 책은 “사회적 상상”세상을 상상하는 법을 익히는 공동체이라는 찰스 테일러의 세계관 개념을 예고하고 있다. 


지도 만들기로서의 세계관


지도 만들기로서의 세계관을 강조하는 J. H. 바빙크와 그의 삼촌 헤르만 바빙크의 포인트는 중요하다. 세계관을 만드는 것은 세계비전의 한계와 환원주의를 초월하려는 노력이다. 


세계관이 정말로 우리가 평생에 걸쳐서 힘들게 만들어내야 하는 무엇이라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이 따라온다. 


• 이 은유에 따르면 세계관은 결코 상대에게 휘두르는 완성된 무기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관은 승리주의를 방지한다. 

• 세계관은 항상 미완성이며 성장한다. 그렇기에 겸손하다. 

• 인도네시아의 그리스도인과 스코틀랜드의 그리스도인이 만든 지도가 같을 리 없다. 그리스도인의 교리를 삶 전체에 적용한다면, 장소에 따라서 직면하는 질문과 문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Personality and Worldview’가 이 점을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문화에서는 중복되고 모순되지는 않지만, 다소 다른 기독교 세계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의 근거를 제시한다. 이 점 또한 승리주의를 허문다. 


나는 요한 헤르만 바빙크의 Personality and Worldview가 영어로 나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이 책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다. 나는 이 책을 번역하고 서문을 쓴 에글린턴에게 감사한다. 이 책을 주의 깊게 읽고, 오늘날 세상에서 당신의 믿음을 이해하고 실천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관해서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 



이 글은 제임스 에글린턴이 영어로 번역한 Personality and Worldview에 실린 팀 켈러의 머리글(forward)을 간추린 것이다. 


원제: Tim Keller on How to Reexamine Your Worldview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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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Tim Keller

팀 켈러(1950-2023)는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MDiv)와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DMin)에서 수학했으며, 뉴욕 맨하탄 Redeemer Presbyterian Church의 초대 목사로 섬겼다. City to City와 Faith & Work, The Gospel Coalition을 설립하여 교회 개척, 복음 갱신, 복음 연합에 큰 역할을 했으며,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와 ‘팀 켈러의 센터처치’ 등 다수의 책과 수많은 컨퍼런스 강연과 설교를 통하여 복음적 변증가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 목회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